월성원전 계속운전을 둘러싼 지역 갈등이 단순한 찬반의 문제가 아닌, 원전 지원금 사용의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발전협의회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지원금 배분 구조에 대해 지역 어업인들은 실질적인 소외를 호소하고 있으며, 갈등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월성원전 2~4호기의 계속운전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동경주권 지역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최근 시내권과 감포와 양남 지역에 일제히 내걸린 찬성 입장의 현수막이 지역민들 사이에서 논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 ‘경주시 어업인은 월성원전 계속운전에 적극 찬성한다’는 문구가 주체만 바뀐 채 반복되며 게첩된 상황에 대해, 조직적인 여론몰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그 이면에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원전 관련 지원금이 실제 피해 당사자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으로 전달되고 있느냐는 물음이다. 동경주어업인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지역 어민들은, 원전 인근에서 조업을 이어가는 현장의 삶이 점점 더 궁핍해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어획량 감소는 지속되고 있으며, 방사능 우려와 조업구역 제한 등으로 인한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지원금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현재 원전 지원금은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이 발전협의회와 협상을 통해 지원 규모와 용도를 결정한다. 경주시 동경주 지역의 경우, 양북·양남·감포 등 3개 읍면을 중심으로 구성된 발전협의회가 주체가 되어 사업을 기획하고 예산을 배분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실제 피해 당사자인 어민들이 실질적인 의견을 개진하거나 참여할 구조가 거의 없다는 데 있다.경주수협의 고위 관계자도 지원금이 실질적으로 어민들의 삶에 도움 되지 않고 발전협의회의 일방적인 통행에 대한 지적을 토로 하고 있다. 어민종사자 역시 자신들과 무관하게 사업이 진행되고, 수혜의 결과도 알기 어렵다는 불만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갈등의 뿌리는 ‘누구를 위한 지원금이냐’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원전이 인근 주민의 안전과 생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지원금은 단순한 지역개발 예산이 아닌, 사실상의 피해 보전금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집행 구조는 이해관계자들의 동등한 참여와 의견 수렴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지역 내 불신과 반목으로 이어지고 있다.특히 최근 현수막 여론전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동일 문구의 현수막이 게첩 주체만 다르게 걸리는 상황은, 지역 주민들이 실제로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분간하기 어렵게 만든다. 일부 주민들은 "마치 특정 단체가 모든 지역 어업인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에 반감이 든다"고 말하며, 여론 형성 과정 자체에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오해의 문제가 아니다. 공공자금 성격을 지닌 원전 지원금의 사용처에 대한 투명성과 집행 과정의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지역 공동체가 떠안게 된다. 원전이 계속 운영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장기적인 지역 영향, 주민 건강, 생계 문제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할 때, 지원금은 더더욱 정확하고 신뢰받는 방식으로 집행되어야 한다.원전 찬반을 떠나, 지금 필요한 것은 지역 주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원금의 집행 구조에 있어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예산의 투명한 공개와 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어업인들처럼 직접적인 피해 가능성이 높은 계층에게는 선제적이고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구조가 필요하다.지역 공동체의 안정은 정책 수립자와 운영 주체, 그리고 주민 간의 신뢰에서 비롯된다. 원전 계속운전이 필요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보상과 투명한 행정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지금 지역사회는 그 해답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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