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포스트 APEC 시대’를 맞아 문화·산업 인프라 확충을 위한 국비 확보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지난 4일 국회를 방문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을 잇달아 만나 경주의 핵심 현안사업을 직접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 예산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번 행보는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른 도시로서의 위상을 바탕으로, 경주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필수적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경주시가 중점 추진 중인 13개 핵심 사업의 총사업비는 1조 8,771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내년도 국비로 1,091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경주시의 국비 확보 노력이 단순한 재정 지원 요청을 넘어, 지역의 미래 산업 생태계와 관광 경쟁력 강화라는 국가 균형발전의 한 축을 세우는 일임을 감안할 때, 이번 행보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특히 주 시장이 강조한 문화·관광 인프라 분야는 경주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핵심 영역이다. △경주 APEC 문화의 전당 건립 △보문단지 대리노베이션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등은 모두 경주가 세계적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 사업이다. APEC 정상회의가 보여준 국제적 관심을 지속 가능한 관광 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이러한 문화 인프라 투자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단순한 건축 사업이 아니라, 경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도시 재창조 전략으로 봐야 한다.   또한 국토교통 인프라 확충은 경주의 발전 잠재력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열쇠다. 농소~외동, 외동~문산, 양남~문무대왕 간 국도 건설 사업은 관광객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간 경제 흐름을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는 산업단지와 관광지를 잇는 교통망을 개선해 지역 경제의 균형적 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핵심 기반이다.   한편 경주시가 요청한 미래산업 분야의 지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래 자동차 편의·안전 기술 고도화 △SMR(소형모듈원전) 인증지원센터 설립 △방사선 환경 실증기반 구축 등은 경주가 에너지와 첨단기술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형 성장 전략이다. 단기적 예산 지원이 아니라, 향후 10년 이상을 내다본 국가 산업 구조의 일부로 포함되어야 한다.   지방재정이 열악한 현실 속에서 국비 확보는 곧 지역 발전의 생명선이다. 중앙정부의 선택적 지원이 수도권에 집중될수록, 지방은 스스로 성장의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경주시의 적극적인 국회 방문은 단순한 ‘예산 요청’이 아닌, 지역균형발전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미래 투자’의 의미를 가진다. 국회와 중앙정부는 지방의 정책적 절박함을 이해하고, 경주의 전략 사업들이 국가 전체의 성장축과 맞닿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포스트 APEC의 경주는 단순히 회의를 개최한 도시가 아니라, 그 이후의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 도시다. 문화와 산업, 관광이 어우러진 복합도시로 발전하려면 행정의 비전과 정부의 지원이 맞물려야 한다. 경주시의 국비 확보전은 그 출발점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예산 반영 여부를 넘어, 확보된 예산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일이다. 중앙정부의 균형발전 정책과 경주시의 전략적 추진 의지가 조화를 이룰 때, 경주는 APEC 이후에도 대한민국의 대표적 문화·산업도시로 우뚝 설 것이다. 국비 확보는 단순한 재정문제가 아니라, 경주의 미래 100년을 결정짓는 역사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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