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일일 300톤 규모의 유기성 폐자원을 처리하는 `경주 클린에너지센터(통합바이오가스화 시설)` 건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본지의 `주민 0명 깜깜이 설명회` 보도 이후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설명회를 연이어 개최했다.하지만 이미 각종 자원순환시설로 피해를 입어온 천북면 주민들의 강한 거부감과, 대규모 주거지인 용강동 주민들의 치밀한 검증 요구가 맞물리면서 1,615억 원 규모의 이 대형 사업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다만 두 지역 주민 모두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선진지 견학`을 통한 실질적인 검증과 주민 참여 거버넌스 구축을 제안하면서, 사업 추진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본지 지적 후 열린 설명회… 천북은 `분노`, 용강은 `검증`>경주시는 지난 14일 두 차례 걸쳐 사업지 인근인 천북면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용강동에서 각각 클린에너지센터 민간투자사업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는 지난달 하수처리장 내 홍보관에서 주민 참석이 전무한 상태로 진행했던 `그들만의 설명회`가 본지 보도를 통해 강력한 비판에 직면하자, 시가 급히 소통 행보에 나선 결과다.설명회의 현장 분위기는 지역의 처한 상황에 따라 확연히 갈렸다. 먼저 진행된 천북면 설명회는 그동안 겪은 고통이 터져 나오며 진통을 겪었다. 한 지역 지도자는 "이미 기존 자원순환시설 등 각종 기피시설로 오랜 시간 악취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에 또다시 폐기물 처리시설을 들여놓으면서 사전 소통조차 없었다"며 밀실 행정 절차에 강하게 항의했고, 결국 설명회는 도중 파행으로 마감됐다.반면, 2만4천 여명의 인구가 밀집한 용강동 설명회에서는 젊은 학부모와 아파트 입주민 등이 참석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날카로운 질의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시와 현대건설 측이 제시한 `전면 지하화 및 첨단 악취관리 시스템(HOMS) 도입` 계획에 대해 실제 운영 시 악취 제어 가능성, 대형 폐기물 수거 차량 증가로 인한 교통 체증 및 악취 누출 대책, 그리고 사업의 경제성 데이터를 조목조목 따졌다. 나아가 기피시설 인근 및 주변 영향권 지역 주민들을 위한 구체적인 행정적·재정적 지원 혜택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말보다는 눈으로"… 선진지 견학과 거버넌스 구축이 관건>이처럼 각기 다른 온도 차 속에서도, 천북면과 용강동 주민들이 도달한 결론의 방향성은 일치했다. 행정과 사업자가 제시하는 장밋빛 청사진과 서류상 데이터만으로는 믿을 수 없으니, 시흥이나 구미 등 현재 유사한 통합바이오 시설을 잘 운영하고 있는 타 지자체의 선진지를 주민들이 직접 방문해 악취 발생 여부와 주변 환경을 눈과 코로 확인하겠다는 것이다.천북면 지도자들은 설명회 파행 속에서도 "유사 사례를 먼저 살펴보자"며 선진지 견학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용강동 주민들 역시 선진지 답사는 물론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감시할 수 있는 `주민 거버넌스` 구축을 강력히 주문했다.<경주시 "과징금 방어와 노후시설 대체 불가피… 수용성 확보에 총력">경주시 역시 난감한 상황 속에서도 사업의 불가피성을 호소하며 수용성 확보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2026년부터 `바이오가스법` 시행에 따라 유기성 폐자원의 의무 생산 기준(50%)을 맞추지 못하면 연간 약 11억 원, 향후 80% 기준 적용 시 최대 20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매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시 생활하수과 관계자는 "경주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폐기물과 가축분뇨, 하수찌꺼기는 결국 경주 내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국·도비 1,200억 원과 민간투자 415억 원이 투입되는 손익공유형 민간투자사업(BTO-a)인 만큼, 시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현재 민원을 유발하는 노후 시설을 첨단 지하화 시설로 대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했다.경주시는 이번 두 차례의 설명회에서 확인된 주민들의 짙은 우려와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해, 이달 중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선진지 비교 견학을 실시할 계획이다.경주 클린에너지센터는 탄소중립과 과징금 방어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아무리 공공의 목적이 옳다 해도 주민의 희생을 담보로 한 밀어붙이기식 행정은 더 큰 사회적 갈등 비용을 초래할 뿐이다. 이번 설명회를 계기로 경주시가 단순한 `절차적 통보`를 넘어, 선진지 검증과 투명한 정보 공개, 그리고 실질적인 보상 및 감시 거버넌스 마련을 통해 진정한 `주민 수용성`의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을지 시민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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