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울산광역시·포항시·경주시가 맺은 해오름동맹이 출범한 지 9년이 지났다. 하지만 지역 장벽을 넘고 삶 속에 스며들어야 할 협업 모델이 정작 ‘그들만의 리그’로 남아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행사 중심의 형식적 접근이 반복되는 가운데 시민 체감은 미미하고, 예산 투입 대비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같은 생활권역으로 묶인 3개 도시가 공동발전에 나선다’는 명분 아래 해오름동맹을 체결했다. 이후 이 협의체는 산업·교통·문화·관광·방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추진해 왔다.예를 들어 최근에는 3개 도시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협력사업이 43개에 이르렀으며, 대형 국비사업 선정도 이루어지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시민, 특히 경주시민 사이에서는 해오름동맹이 ‘보여주기 행사’ 수준을 맴돈다는 의문이 적지 않다. 몇 안 되는 발표된 사업 성과만이 부각될 뿐,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 지역이 해오름동맹 덕분에 나아졌다”는 체감은 희미하다. 그 결과로 ‘지자체·대학·관(官) 중심 리그’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비판이 뒤따른다.먼저 협의체 설립 목적과 실제 시민 인식 사이의 괴리가 존재한다. 해오름동맹 측에 따르면 “친환경 에너지 기반 신산업 육성 및 단일 경제권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목표가 실제로 시민들의 일자리, 생활 인프라, 교통 환경 변화로 이어졌다는 설득력 있는 데이터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교통망 개선, 생활권 확대 등이 목표였으나, 지역 간 교류 속도나 시민 편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참여 주체의 한계가 협력의 깊이를 제한한다. 지자체 간 합의나 연례 정기회(연 2회) 개최 등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실제로 현장 시민·지역 중소기업·일반 주민이 주체가 돼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은 옅다. 이러한 구조는 협력사업이 계획될 때는 ‘빅픽처’로 보이나 막상 실행 단계에서는 지역현장의 체감이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협력사업 수십 개가 발표되지만 그 실질적 파급력, 후속 모니터링·산출물 환류 체계는 불명확하다.행사·보고 중심으로 흐르는 운영 구조가 예산 효율성에 의문을 남긴다. 예컨대 2025년 하반기 정기회에서는 내년도 예산 편성(안)과 추진사업 점검이 논의되었으나, 이 과정에서 시민에게 직접 와 닿는 중간성과의 공개나 평가체계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결국 예산이 집행되고 있음에도 ‘국비·광역추진단 인건비·회의 경비’ 형태로 머무를 가능성이 커, ‘국민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나올 여지가 있다.시민 인식에서 ‘이익 공유’ 혹은 ‘상생 결과’가 거의 확인되지 않는다. 동맹은 지역 브랜드 ‘해오름’을 내세워 관광이나 문화 분야에서도 연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경주시민이 “해오름 관광 브랜드 덕분에 우리 동네가 바뀌었다”고 느낀다는 반응은 많지 않다. 수많은 행사, 전시, 포럼이 열리지만 그만큼 지역 주민의 삶 속에 스며드는 변화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이다.이제는 ‘동맹’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되었다. 협력체에 대한 시민의 피부감각이 떨어질수록 지자체에 대한 신뢰나 기대 역시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단지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지역공동체 리더들이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운영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경주시민 입장에서 볼 때, 해오름동맹이 단순한 상징이 아닌 생활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따라서 제언한다. 첫째, 사업 선정 및 추진과정에 시민·중소기업·지역문화 주체를 더 많이 참여시켜야 한다. 협력사업이 ‘관 주도’로 끝나지 않게, 실행 현장의 수요에 기반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둘째, 투입된 예산 대비 산출물·성과를 분명히 공개하고, 지역주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체감지표’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사업의 연계성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단발 행사보다는 생활권 변화로 이어지는 중장기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넷째, 지역시민에게 해오름동맹이 무엇인가를 다시 설명하고, 브랜드가 아닌 ‘내 삶의 변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책임감 있게 홍보와 실천을 병행해야 한다.지방시대, 초광역협력은 시대적 흐름이다. 그러나 협력이 허울만 남고 실질적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그저 예산과 행사로만 기억될 것이다. 이제는 ‘형식’이 아니라 ‘내용’으로, ‘명분’이 아니라 ‘효과’로 나아가야 한다. 경주시민은 그동안 묵묵히 기다려 왔다. 해오름동맹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시민이 체감하는 의미 있는 변화가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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