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경북도정 출범을 앞두고 ‘경상북도 대전환 준비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11개 분과, 3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준비위원회는 산업·공간·공동체·민생 대전환과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핵심 아젠다로 삼고 민선 9기 도정 방향과 공약 이행 방안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새 도정의 출발을 준비하는 의미 있는 절차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 경북이 처한 현실을 감안하면 축하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냉정한 위기의식이다. 대구·경북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한때 지역 미래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추진됐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와 지역 내 이견 속에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역시 사업비 조달, 국가사업 전환, 금융비용 부담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여기에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청년 유출, 산업구조 전환 지연까지 겹치면서 경북의 미래 경쟁력은 시험대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환 준비위원회가 내세운 산업 대전환, 공간 대전환, 공동체 대전환, 민생 대전환은 방향 자체로는 타당하다. AI·반도체, 바이오, 미래모빌리티, 에너지, 방산 등 미래산업을 키우고, 신공항과 영일만항을 잇는 투포트 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경북의 생존 전략과 맞닿아 있다. 농식품산업 경쟁력 강화와 식품한류산업국 신설, 저출생 극복, 청년 정주, 소상공인 지원 역시 도민 삶과 직결된 과제다. 문제는 실행력이다. 지금까지 지방정부의 각종 위원회와 비전 발표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도민이 체감할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민선 9기 경북도정이 또 하나의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준비위원회 논의가 보고서로 끝나지 않으려면 공약별 우선순위, 재원 확보 방안, 추진 일정, 책임 부서를 명확히 해야 한다. 특히 행정통합과 신공항처럼 지역의 운명을 좌우할 현안은 원론적 공감대가 아니라 구체적 해법이 필요하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광주·전남 사례에서 보듯 행정통합은 국가 지원과 특례 확보, 공공기관 이전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경북이 통합 논의에서 주도권을 잃는다면 향후 국가사업 배정과 재정 지원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2028년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출범을 목표로 한다면 재정특례, 권한 이양, 시·군 자율성 보장, 지역 내 균형발전 방안을 서둘러 구체화해야 한다. 민선 9기 경북도정은 연속성과 변화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민선 7·8기의 성과를 계승하되, 달라진 환경에 맞는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도 필요하다. 저출생 극복과 농업대전환은 지속하되, 미래산업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견인할 행정 체계를 갖춰야 한다. 도민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일자리, 정주 여건, 교통망, 복지, 지역경제 회복이라는 구체적 변화다. 경북의 대전환은 준비위원회 출범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고, 도민에게 약속한 과제를 성과로 증명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민선 9기 경북도정은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행정통합과 신공항, 미래산업, 민생경제 해법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구호가 도민의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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