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보험업계 종사자가 47만 명에 육박하며 유례없는 인력 팽창기를 맞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보험연구원 등 관계 기관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속설계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를 합친 수는 47만 2천여 명에 달했다. 과거 10여 년간 40만 명 초반대를 유지하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가파른 증가세 이고, 더욱이 최근에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업권을 가리지 않고,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이른바 `N잡러(다중직업보유자)` 설계사가 대거 유입되고 있는 추세이다. 젊은 청년층부터 은퇴를 앞둔 기성세대까지 스마트폰 하나로 비교적 쉽게 교육을 받고 영업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이러한 현상은 보험사들이 단기적인 실적과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무분별하게 인력을 확충한 결과라고 분석할 수 있다. 취업난과 고물가 시대에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려는 개인의 치열한 노력은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컨설턴트의 무분별한 양산은 치명적인 리스크를 동반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가장 심각한 문제는 보험 컨설팅 전문성의 하락과 이로 인한 실질적인 소비자 피해의 급증이다. 보험은 복잡한 금융 공학적 산물이며, 가입자의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질병, 노후, 사고 등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단기 실적 중심의 과도한 인력 확충은 결국 상품에 대한 깊은 이해나 투철한 윤리 의식 없이, 지인이나 온라인을 통해 `밀어내기식` 영업을 강행하는 불완전판매로 이어지기 십상이다.현장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이미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성토하고 있다, 고객의 재무 상태나 위험 대비 목적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보다는, 설계사 본인에게 떨어지는 수수료가 높은 상품 위주로 가입을 권유하는 행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일부 보험사의 경우 판매 인력이 급증했음에도 설계사 평균 정착률이 40%대까지 떨어지며 시장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1년(13회차) 계약 유지율은 87%대이지만, 2년(25회차)이 지나면 계약의 약 30%가 해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담당 설계사가 일을 그만두면, 그 피해인 `고아 계약`의 짐은 고스란히 우리 경주 시민과 같은 선량한 금융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전문성이 결여된 `누구나 파는 보험`이 결국 서민 경제에 주름살을 더하는 꼴이 되었다.특히 우리 경주와 같이 노령 인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이웃 간의 대면 네트워크가 촘촘한 지역에서는 지인 영업의 폐해가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어르신들이 복잡한 약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평소 알고 지내던 설계사의 말만 믿고 가입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손실을 넘어 지역 사회의 귀중한 신뢰 자본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사안이다.이는 비단 개인 설계사의 도덕적 해이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무리한 외형 확장에만 매몰된 보험업계의 구조적 문제이자 뼈아픈 실책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 간의 유기적이고 철저한 관리 감독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금융당국은 단순히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을 넘어, 자격 취득 및 유지 요건을 현실에 맞게 대폭 강화해야 한다.우리가 살아가는 경주 지역 공동체는 끈끈한 정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곳이다.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혹은 온라인의 과장된 광고에 이끌려 덜컥 가입한 보험이 훗날 경제적 손실과 배신감이라는 눈물이 되어 돌아오지 않도록 제도의 빈틈을 촘촘히 메워야 할 때이다. 보험은 누군가의 불안과 불행을 담보로 잇속을 차리는 수단이 아니라, 내일을 위한 든든한 우산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엄중한 관리와 업계의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이 결합되어, 우리 주민들이 안심하고 미래를 맡길 수 있는 건강한 금융 환경이 조속히 정착되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