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역이 더 이상 마약 범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등이 켜졌다. 산업단지 내 외국인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마약 유통 문제와 더불어, 최근 하수역학 조사 결과에서 마약 성분 검출이 확인되면서 지역 사회의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하수역학 데이터가 말하는 경주의 실태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하수역학 기반 마약류 실태조사’ 상세 데이터에 따르면, 경주 지역 하수처리장에서 마약 성분이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경주 하수처리장의 일일 평균 마약 사용 추정량(1,000명당 mg)을 살펴보면, 메트암페타민(필로폰) 10.86mg, 암페타민 8.09mg, MDMA(엑스터시) 0.43mg이 각각 검출됐다. 특히 2023년 조사 결과에서는 경주 외동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 15.27mg, MDMA 2.52mg이 검출되며 2020년 대비 검출량이 눈에 띄게 증가한 양상을 보였다. 이는 경북 지역 평균이나 타 시군과 비교했을 때 결코 낮지 않은 수치로, 지역 내 마약류 투약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지표다. 외국인 밀집 지역, 치안 공백과 마약 유통의 온상경주 관내 마약범죄 검거 인원은 2023년 35명, 2024년 31명, 2025년 32명으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외국인 전담 기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재 경주에는 합법 및 불법 체류자를 포함해 약 3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과거 코로나19 백신 접종 당시 보건소에서 집계된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수치다. 이들 외국인 근로자들이 밀집한 특정 지역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으로 인해 치안의 사각지대가 되기 쉽고, 산업단지에 종사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한 마약 유통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검거된 35명 중 11명(약 31%)이 외국인이었으며, 이들이 마약 확산의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농촌형 범죄 ‘양귀비 재배’ 급증… 청소년 확산 우려도경주 지역 마약 범죄의 또 다른 특징은 양귀비 재배 검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전체 마약 사범 중 양귀비 관련 검거 비중은 2023년 37%에서 2024년 67%, 2025년에는 83%까지 급증했다. 이는 농촌 지역 어르신들이 상비약 대용이나 관상용으로 재배하는 ‘농촌형 마약 범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러한 환경이 자칫 청소년층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경북 도내 전체 마약 검거 인원은 2023년 724명에서 2025년 387명으로 감소 추세에 있으나, 하수역학 데이터에서 나타나듯 실제 투약 추정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은밀한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북 경찰청 마약단속반 관계자는 “특정 지역과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하수역학 조사 결과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마약이 일상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시민들의 철저한 신고 정신과 함께 외국인 커뮤니티에 대한 집중 관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마약은 한 개인의 삶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근간을 흔드는 중죄다. ‘천년 고도’ 경주가 마약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행정 당국과 경찰, 그리고 시민 모두의 단호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