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희 (경주시의원·수필가) 정치는 말로 싸운다. 그러나 국민은 말이 아니라 생활로 정치를 느낀다.월급의 무게, 장바구니의 가격, 일자리의 온도로 말이다. 요즘 시민들을 만나면 공통된 체감이 있다. 환율이 오르고, 물가는 앞서가고, 미래에 대한 확신은 점점 옅어진다는 이야기다.이 상황을 두고 또다시 정쟁이 앞선다. 하지만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누가 옳으냐가 아니라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질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환율 1,480원 이 숫자는 외환시장의 지표가 아니다. 기름값으로, 장바구니 물가로, 아이들 학원비와 식탁 위 반찬으로 돌아온다. “대책이 없다”는 말은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무거운 무책임으로 들린다.기업을 둘러싼 환경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투자를 멈추면 버틸 수 있는 쪽은 자본이고, 먼저 무너지는 쪽은 일자리다. 규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규제가 누적되고 방향을 잃을 때 그 정의는 실업이라는 결과로 돌아온다. 기업이 떠나는 나라에서 청년이 남을 이유는 점점 사라진다.노동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에도 이제는 한 번 더 생각이 필요하다. 지키는 사람만 지키고 들어올 사람의 입구를 막아버리는 구조라면, 그것은 보호가 아니라 고착이다. 청년에게 닫힌 문은 사회 전체의 미래를 닫는 일과 다르지 않다. 이 모든 문제를 단순히 정권의 잘잘못으로만 몰아갈 생각은 없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다. 지금 나타나는 신호들은 한 정책의 실패라기보다 체제가 보내는 경고에 가깝다는 점이다. 정치는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는 언젠가 반드시 국민의 삶으로 돌아온다.경주에서도, 시장의 장바구니에서, 가게의 빈 의자와 출근하지 못한 하루 속에서 그 결과는 이미 체감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권을 향한 비난이 아니라 방향에 대한 점검이다. 고집이 아니라 조정이고, 자기 확신이 아니라 성찰이다.이 길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감당 가능한 구조인지, 지금 정치가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야 할때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