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수원 문무대왕면 주민간담회, 상생과 공존은 ‘경청’이 답이다.경주시 문무대왕면 주민들과 한국수력원자력 간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한수원의 일부 부서 이전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물리적 이전을 넘어, 지역 주민의 자존감과 미래에 대한 우려가 중첩된 민감한 사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낙영 경주시장이 직접 중재자로 나선 것은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해석된다.이번 간담회는 지역 주민의 진정성을 전달하고, 공공기관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식을 재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동경주 지역 이장협의회의 불참은 갈등 해결보다는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지 의견의 차이가 아니라, `대화의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주낙영시장의 역할은 명확하다. 시민 모두의 편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이해관계자 간의 소통을 촉진하며, 상생의 길을 마련하는 것이다. 주 시장의 말처럼 "경주시는 어느 누구의 편도 아닌, 경주시민의 편"이라는 원칙이 현장에서 실천되려면 보다 적극적인 경청과 투명한 과정 공유가 수반되어야 한다.주민들의 우려는 단지 현재의 불편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되는 행정구조 속에서 지역은 소외되고, 삶의 질은 뒷전으로 밀려난다는 구조적 불안감이 바탕에 있다. 이럴 때일수록 공기업은 단순한 `이전`이 아니라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한 공공성과 지역상생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한수원은 일방적인 방침 전달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소통을 통해 주민과의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 주민 또한 감정적 반발보다는 합리적 논의의 장에 함께하며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경주시는 그 중심에서 조정자이자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공존과 상생의 길은 멀고도 험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작은 단순하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 오늘의 갈등을 내일의 상생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은 바로 `경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