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부양과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전 국민에게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난 주부터 본격 사용되면서 경주지역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 속에서도 시민들은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을 찾았고, 상인들은 환한 얼굴로 손님들을 맞았다.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 전통시장과 중소상공업 매장, 소형 음식점 등지에는 평소보다 많은 시민들이 몰리며 "이렇게 북적이기는 오랜만"이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실제로 지난 27일, 성동시장과 중앙시장, 황오동 상권 일대는 이른 오전부터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 김밥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평소 주말보다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며 “오랜만에 매장에 활기가 돈다”고 말했다. 정육점, 과일가게, 의류매장 할 것 없이 소비쿠폰을 활용한 손님들이 줄을 이었고, 일부 품목은 이른 시간에 품절되기도 했다. 시장 상인회는 “소비쿠폰 사용 첫 주말부터 이 정도면, 다음 주말은 더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생활비 부담에 장보기를 줄이던 시민들도 이번 쿠폰 덕분에 장바구니를 넉넉히 채울 수 있었다는 반응이다. 외동읍에 거주하는 40대 주부는 “그동안 아이 옷은 늘 물려받았는데 이번엔 새 옷을 사줬다”며 “지출 부담 없이 장을 보니 마음이 여유롭다”고 말했다. 또 일부 시민은 소비쿠폰을 활용해 미뤄뒀던 이·미용 서비스나 외식을 하며 소비의 폭을 넓혔다. 지역 헬스장과 미용실, 카페 등에서도 “주말 손님이 평소의 1.5배 이상 늘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경주시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역 내 쿠폰 가맹점 안내를 위한 홍보물 제작, 사용처 알림 현수막 설치, 상인 대상 설명회를 통해 소비 활성화를 도왔다. 특히 고정 소득이 없는 고령층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신청서비스가 주목을 받았다. 시 관계자는 “쿠폰은 지급만큼이나 ‘잘 쓰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경제로 소비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안내와 점검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정부 역시 소비쿠폰 정책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기획재정부는 이번 소비쿠폰의 지역 내 사용률, 매출 증가율, 소비자 만족도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경북도와 경주시의 현장 반응은 현재까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경북지역 전체로 보면 지급 대상자 중 70% 이상이 신청을 완료했고, 그중 상당수가 지자체별로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회성 효과에 그쳐서는 안 된다. 소비쿠폰으로 촉진된 소비가 실질적인 매출 증대와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면, 다시 침체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일시적인 현금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소비 유인으로 작동하려면, 정책의 후속 보완책이 필요하다. 예컨대, 소비쿠폰과 연계한 ‘전통시장 모바일 스탬프 이벤트’나 ‘소비쿠폰 포인트 적립제’ 같은 지속형 소비 유도 프로그램이 함께 도입돼야 한다.   더불어 시장 상인들의 디지털 전환과 시설 현대화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 소비쿠폰을 통해 첫 발길을 트게 된 소비자들이 다시 방문하도록 하려면, 전통시장이 단순히 ‘값싼 곳’이 아니라 ‘편하고 즐거운 소비 공간’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 경주시는 특히 관광객 유입이 많은 도시인 만큼, 소비쿠폰 정책을 관광과 연계한 경제활성화 수단으로도 확대해볼 수 있다.   소비쿠폰이 경주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고물가 시대에 움츠러든 민심을 다시 살리는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 뒷받침과 지자체의 현장 중심 대응이 필수적이다. 이번 소비쿠폰 정책의 성공이 단순한 매출 증가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장기적인 내수 기반을 다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