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립노인전문요양병원에서 불법체류 간병인이 80대 환자를 폭행해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전치 12주의 골절상을 입고 현재 수술을 마친 상태다. 경찰은 해당 간병인을 불법체류 혐의와 함께 폭행 혐의로 조사 중이며, 병원 측의 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사건은 지난 10월 7일 오전 9시경, 경주시립노인전문요양병원 내 병실에서 발생했다. 간병인으로 근무 중이던 60대 중국 국적의 장 모 씨가 86세의 입원 환자 이동숙 씨를 밀쳐 넘어뜨리면서, 피해자는 대퇴부 골절을 입었다. 이후 병원 측은 가족에게 연락했으며, 보호자는 오후에 병원을 방문해 CCTV를 통해 상황을 확인했다.   CCTV 영상에는 간병인이 환자를 과도하게 밀치는 장면이 포착됐고, 보호자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간병인을 조사하던 중 그가 불법체류자임을 확인하고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장 씨는 (주)원화간병협회를 통해 파견된 인력으로, 요양병원에 직접 고용된 정규 직원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병원 측은 “간병인이 협회를 통해 파견된 인력이었기에 체류 자격 여부를 확인할 권한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간병인이 한 달 이상 병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신원 확인이나 자격 검증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사건 발생 직후 출동한 경찰은 CCTV를 확보하기 위해 병원에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나, 병원 측은 “내부 절차”를 이유로 영상 제공을 거부했다. 결국 경찰은 사건 접수 후 직접 영상을 받아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병원은 사건 축소를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특히 이 사건으로 피해자는 동국대경주병원으로 이송돼 CT 촬영과 응급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대퇴부 골절로 최소 12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즉시 병원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향후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관할 시 보건소에 따르면 간병인은 요양보호사와 달리 국가 자격이 필요하지 않아 대부분 민간 소개업체를 통해 근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불법체류자나 신원 불분명한 외국인이 병원 내에서 근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간병인협회는 보건소에 등록 의무가 없어 관리가 어렵다”며 “현행 제도로는 불법체류 간병인의 취업을 완전히 막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병원과 간병인협회 모두 「출입국관리법」 제18조(체류자격 없는 외국인 고용·알선),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7조(수급자 신체 폭행), 「노인복지법」 제39조의9(노인 신체학대) 등 복수의 법률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병원 측은 신고의무자인데도 학대 사실을 즉시 보고하지 않아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도 추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간병인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한다. 간병인에 대한 자격 기준과 등록 절차가 없고, 병원은 이들을 외주 인력으로 간주해 책임을 회피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복지 전문가는 “요양병원은 환자의 일상 돌봄과 생명을 책임지는 기관인데, 신원 불확실한 외부 인력이 환자를 직접 돌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간병인 제도 전반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리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폭행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은 “병원이 CCTV 제출을 거부하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며 “불법체류자에게 환자를 맡긴 병원과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간병인협회를 모두 법적으로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기관 내 간병 인력에 대한 관리 강화와 제도 개선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고령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에서의 인권 보호와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비자격 간병인 고용’ 문제를 제도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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