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읍 두류리 산업폐기물처리장 조성을 둘러싼 십여년의 깊은 갈등이 마침내 최종 시험대에 오른다. 사업주와 주민 간의 마찰을 넘어 민민(民民) 갈등, 그리고 행정청과의 소송전으로 얼룩진 폐기물장 사태의 향방이 빠르면 9월 열릴 경주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2일, 안강읍 폐기물반대추진위원회 주최로 ‘도시계획심의 법률자문’ 설명회가 열렸다. 행사장에는 폐기물장 건립을 반대하는 수많은 읍민이 참석해 절박한 호소를 이어갔다. 법률자문을 맡은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하승수 변호사는 현재의 법적 상황을 ‘1대 1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진단했다. 하 변호사는 “과거 대법원 판결이 주민들의 손을 들어준 셈이라면, 최근 경상북도 행정심판위원회는 사업주의 손을 들어준 격”이라며 “대법원에서 패소한 것을 행정심판에서 뒤집은 촌극”이라고 지적했다.하 변호사는 이어 “이제 마지막 남은 운명은 경주시 도시계획심의 결과에 달려 있다”며 “안강읍의 지역 지도자들과 주민들이 똘똘 뭉쳐 경주시를 압박하고 도시계획심의위원들을 설득하는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강희 시의원 역시 경주시의 소극적인 행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현안 해결을 위해 주낙영 시장에게 세 차례나 면담을 요청했음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경주시 도시계획과 역시 마치 사업주의 편에 서서 행정을 펼치는 듯한 오해를 자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설명회의 결론은 결국 “안강읍의 명운이 마지막 도시계획심의에 달렸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현재 찬반 진영과 사업주 모두 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앞두고 숨죽여 관망하는 상태이며, 경주시 역시 인허가 내용이 담긴 심의 개최 시기를 두고 깊은 장고에 빠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지역 정가와 주민들은 해당 심의가 빠르면 9월 중으로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이번 심의에서 가결되어 사업주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면, 수년간 반대 운동을 펼쳐온 읍민들로서는 더 이상 손쓸 법적 수단이 사라지게 된다. 반대로 부결될 경우, 사업주 측이 또다시 행정소송 등 법리 다툼을 이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판단이 다수이다. 십수년의 세월 동안 지역 공동체에 깊은 상흔을 남긴 안강 산업폐기물매립장 사태. 기나긴 터널의 끝에서 경주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가 과연 어떤 결단을 내릴지, 안강 읍민을 비롯한 경주시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