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안전보험을 두고 시민들이 한 번쯤 가질 수 있는 의문일 것이다. 보험이라는 이름 때문에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평소에는 존재감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주시민안전보험은 시민이 별도로 가입하거나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경주시가 보험료를 전액 부담해 시민에게 제공하는 생활안전망이다.현재 경주시민안전보험의 보험기간은 2026년 6월 1일부터 2027년 5월 31일까지이다. 경주시에 주민등록을 둔 시민이라면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자동으로 가입되며, 등록외국인도 대상에 포함된다. 사고가 경주에서 발생했는지 여부도 원칙적으로 관계가 없다. 다만 야생동물 피해 관련 보장은 경주시 관내 사고로 제한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보장된다는 것인가?2026년에는 모두 15개 항목이 운영되고 있다. 자연재해나 폭발·화재·건축물 붕괴, 대중교통 이용 중 사고로 인한 상해사망과 후유장해에는 최대 2,000만원이 보장된다. 익사사고 사망은 최대 1,800만원, 농기계 사고 사망은 1,800만원, 농기계 사고 후유장해는 최대 1,000만원이다. 또 만 12세 이하 어린이가 스쿨존 교통사고로 일정 부상등급에 해당하면 최대 2,000만원의 부상치료비가 보장된다. 가스 사고와 사회재난, 개물림 사고, 야생동물 피해 등도 보장 대상에 포함돼 있어 유용하다.특히 시민들이 알아둘 부분이 있다. 시민안전보험은 개인이 가입한 민간보험을 대신하는 종합보험이 아니다. 모든 질병이나 모든 사고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정해진 사고 유형과 약관의 보장조건을 충족해야 보험금이 지급된다. 따라서 “시민안전보험이 있으니 웬만한 사고는 모두 보상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제도의 의미는 분명하다.보험료를 시민 개인이 부담하지 않고 경주시가 부담하면서, 평소에는 보험의 필요성을 느끼기 어려운 시민에게 예기치 못한 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최소한의 경제적 안전망을 제공한다는 취지이다. 특히 농촌지역이 넓은 경주의 특성을 고려하면 농기계 사고를 보장하고, 어린이·노인 등 사고 취약계층과 관련된 위험을 일부 보장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개인보험과 중복해서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시민안전보험은 개인이 가입한 보험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보험에 더해 받을 수 있는 별도의 안전망이다. 사고 발생 후 3년 이내에는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도 시민들이 기억할 필요가 있다.다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앞으로 개선할 부분도 있다. 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사실을 시민 상당수가 모르고 있다면 좋은 정책도 제대로 활용될 수 없다.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시민이 “내가 받을 수 있는 보험이 있었구나”라고 뒤늦게 알게 되는 구조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따라서 경주시는 시민안전보험의 보장항목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매년 실제 보험금 지급 건수와 지급액, 시민 1인당 보험료 부담액, 시민들의 청구율 등을 공개해 정책의 효과를 시민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또한 경주의 인구구조와 지역 특성에 맞춰 어떤 보장항목을 강화하고 어떤 항목을 조정할 것인지 시민 의견을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다.시민안전보험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눈에 잘 띄지 않는 정책일 것이다. 그러나 안전망의 가치는 사고가 없을 때가 아니라 사고가 발생했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 중요한 것은 거창하게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도 이 보험의 대상이구나. 사고가 발생하면 확인해 봐야겠구나”라고 알게 된다는 것이다.경주시민안전보험은 모든 위험을 해결해 주는 만능보험은 아니겠지만 시민 누구나 무료로 자동 가입되고, 예상하지 못한 재난과 사고에 대해 일정 부분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공공 안전망이다.